
愛戀(애련)
W. 청화
운명 같은 만남을 시작으로 그에게 끌리며 사랑에 빠졌다. 멀어지고 싶어도 나는 그에게 끌리며 소설에서 이런 묘사가 많았다. 장이 보고 있는 책에도 쓰여있었다. 운명 같은 사람과 만나 사랑에 빠져 행복하게 오래오래 사는 것. 장은 그런 묘사를 보고 혀를 차며 구리다고 말하며 싫어했었다. 작가가 생각하기 귀찮아서 끼워 넣은 묘사 같았으며 사랑이란 그렇게 오는 게 아니라고 믿고 싶었으며 그러지 않는다는 자기의 환상을 지키고 싶었다. 그리고 그렇게 운명 같은 만남이 있다면 장은 최악일 거라고 생각을 했다. 운명론자들의 생각도 존중하고 이해하지만, 자신은 운명이 최악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안 좋았으며 항상 전생에 나라를 팔아먹었나 싶을 정도로 불행하므로. 믿지를 않았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동화책과 같이 그렇게 완결이 나면 뒤 내용이 궁금하기도 했으며 어떻게 행복한 것인지 잘 몰랐다. 자신이 인생을 길게 살아보지 않았지만, 어떻게 행복만 할 수 있는 건가. 사랑하는 사람과 있으면 불행한 순간도 행복할 수 있는 건가. 장은 그 의문을 풀고 싶었다. 주인공은 주인공이라지만, 사랑하는 사람 때문에 자신이 죽을 위기까지 가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고 싶지 않았다. 거기까지 생각을 하면 매일 머리가 울리며 어떤 한 남자의 얼굴이 비쳤다. 매번 흐리게 비쳐 제대로 파악을 하지 못하지만, 얼굴이 교회 오빠 같은 인상이었다. 장은 그 사람이 누군지 모르겠지만, 그 사람 얼굴이 떠오르면 눈물이 고이며 가슴이 답답하고 아팠다. 왜 그런지 이유를 알 수 없으니. 답답하기만 했다.
그렇게 싫고, 이해가 가지 않으면 책을 덮어버리면 되지만, 수업 시간이기에 어쩔 수 없이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며 필기를 해야 했기 때문에 덮지 않았다. 얼른 문학 시간이 끝나기를 빌었다. 선생님은 운명 같은 만남을 시작으로 그에게 사랑에 빠졌다. 그 구절을 읽으면서 아름답다고 말을 덧붙였다. 그러자 한 학생이 손을 들며 질문이 있다고 했고, 선생님은 그 학생을 가리켜 무슨 질문이죠? 선생님은 책을 내려놓고 교탁 모서리를 잡고 흥미롭다는 표정을 지으며 쳐다보았다.
“선생님은 운명적인 만남이 있어요?”
한 학생의 질문에 선생님은 웃으며 시계를 보았다. 언제나 너희 반 진도가 제일 느려. 라고 하면서 진도만 나갔던 날들이 생각났다. 이번에도 진도가 느리다며 얘기를 안 해줄 게 뻔했다. 기대를 한 학생들을 보며 장은 어린 애 같다고 생각을 하며 선생님을 보았다.
“그럼 시간 좀 남았으니 짧게 얘기 좀 해줄까?”
장은 놀라 선생님을 쳐다보았으며 애들은 환호하며 선생님을 쳐다보았다.
“거창한 건 아니야. 그냥 퇴근길에 운명적으로 만나 행복하게 연애하고 있지. 지금 몇 년 됐을걸?”
“오오!”
“선생님 부러워요~!”
선생님은 쑥스러운지 웃으며 학생들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학생들은 자기도 선생님처럼 운명적으로 만나보고 싶다고 말하며 부럽다고 말했다. 장은 그러는 모습을 보고 운명적인 만남이 있을 리가 없다고 생각하며 무시하고 넘어갔다. 자기도 그런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지만, 운명은 자신이 스스로 만들 수도 없었으며 운명 같은 게 있다면 자신이 이딴 곳에 사는 것도 운명이라니 참 거지 같으며 이런 곳에 오고 싶지도 않았고, 운도 지지리도 없었다. 매일 운이 없다는 거로 시작해서 운이 없는 거로 하루가 끝났다. 이것도 운명인 건가. 그러면 자신은 운명 같은 만남도 최악이겠다고 생각하며 우울해졌다. 그렇게 장은 깊게 생각을 하던 중에 선생님은 대학 가면 만나게 되어 있어. 너희는 앞으로의 기회는 많잖아? 이제 대학 가게 공부하자. 선생님은 다독이며 수업을 이어갔으며 장은 여러 생각을 하다 말소리에 놀라 쳐다보았고, 애들은 어쩔 수 없이 대답하며 수업을 이어나갔다.
그렇게 지겨운 수업 시간이 끝나고, 여러 지루한 수업이 끝나고 드디어 학교가 끝났다. 애들은 삼삼오오 모여 오늘 피시방 갈까? 떡볶이 먹으러 갈래? 이렇게 말을 하며 하교를 하지만, 장은 아직 친한 애들이 없어 혼자 쓸쓸히 학원으로 가려고 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매번 혼자 가고 혼자 와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조금 외롭긴 하지만. 괜찮았다. 처음에는 외로워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점점 혼자 다니는 게 익숙해 편해졌다. 가끔 같은 반 애들이 버스를 기다리는 장에게 여러 말을 걸어주었다. 자기가 심심하니 걸어주는 것으로 장은 알고 있었다. 다른 친구를 만나고 그러면 자기에게 말을 걸어주지 않지만. 장은 그래도 심심함이 가셨으니 상관없었다. 오늘도 그랬다. 몇 번 타고 가? 부터 거기 학원 좋아? 로. 그러다가 자기 버스 왔으니 잘 가 학교에서 보자. 이런 말로 끝나거나 친구를 만나면 친구와 말을 하면서 장과 언제부터 친했어? 에 답부터 자기가 착하다고 말을 하면서 끝을 맺었다. 전자의 말은 상관없었지만, 후자는 싫었다. 착하긴. 그런 사람이 뭐가 착하다는 건지. 오늘이 그런 날이었다. 친구가 와서 그 친구와 대화를 하며 장은 혼자 내버려 두고. 자신을 혼자 내버려 두는 기분은 왜인지 거부감이 들었다. 모든 사람의 관심을 받고 싶다는 아니었고, 그저 자신을 버리지 않을 정도에 관심만 자기에게 있기를 원했다. 혼자는 싫었다. 장은 불안한 감정이 나오면서 눈앞에 아까 봤던 그의 얼굴이 떠올랐다. 왜 그 사람이 보고 싶은지. 장은 전혀 몰랐다. 그렇게 또 혼자 남겨져 이어폰을 다시 귀에 꽂고 버스 시간을 확인했다. 얼른 빠져나가고 싶어 시간을 확인했다. 그렇게 길게 남지 않았으며 짧게 남지도 않았다. 장은 애매하게 남은 시간에 뭘 하면 좋을지 핸드폰을 끄고 도로를 보았다. 사람들과 차가 쉴새 없이 달렸다. 장은 그런 모습을 보고 있다가 그리웠으며 보고 싶었던 사람이 지나가는 걸 보았다. 장은 놀라며 그 사람을 따라갔다. 곧 있으면 버스가 올 텐데 그 생각을 버리고 그 사람을 따라갔었다. 장은 아무 말도 못 하고, 그에게 손을 뻗으며 쫓아갔었다.
“마르코!”
마리코는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뒤를 쳐다보았다. 교복을 입고 눈에는 눈물이 고여있으며 자신을 잡으려고 손을 뻗고 있었다. 마르코는 놀라며 장을 쳐다보았다. 장을 찾고 있다가 힘이 빠지고, 점점 희망이 없어 포기했는데 자신을 불렀으니. 놀랐다. 마르코는 눈물을 흘리고 있는 장을 보고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건네주었지만, 장은 손수건을 받지 않고, 옷소매로 눈물을 닦았다. 적어도 그는 안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고개를 돌려 닦았지만, 이미 늦어 우는 모습을 다 봤기에. 마르코는 장에게 다가가 손수건으로 닦아주었다.
“그렇게 하면. 눈물 자국 남아요.”
장은 놀라며 손수건을 받고 눈물을 닦았다. 마르코도 자신도 모르게 한 일이라 당황하며 장을 쳐다보았다. 마르코는 모든 기억이 있지만, 자기를 보며 자신이 왜 그러는지 모르는 장에게 안으며 보고 싶다고 말하는 것이 이상할 것이다. 마르코는 잠시 어디 좀 앉을까요? 제안하자 장은 고개를 끄덕이고, 마르코를 따라 근처에 벤치에 앉았다. 장이 울음이 그칠 생각을 안 하니. 잠시 일어나 편의점에서 물을 사다 주었다. 장은 그런 모습에 눈물을 삼키며 그를 쳐다보았다.
“…감사, 합니다.”
장은 물을 받고 마셨다. 자신이 왜 그럴까. 분명 처음 보는 사람인데 이상하게 마음이 아팠다. 뭔가 자신이 잘못한 것만 같았으며 눈물이 나면서 보고 싶다는 느낌만 받았다. 마르코는 장 얼굴을 보며 눈치를 살폈다. 마르코는 장이 우는 모습을 보며 옥죄는 느낌을 받았다. 궂은 훈련에도 안 우는 장이 자신 때문에 울다니. 생각하며 장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자신의 눈치를 보고 있는 마르코의 시선이 느껴져 울음을 멈추고 마르코를 쳐다보았다.
“저어 죄송합니다.”
“아, 아니에요. 괜찮습니다. 진정은 되셨나요?”
“…네. 감사합니다.”
장은 아무 말 못 하며 마르코 눈치를 보았다. 자신도 왜 그러는지 모르고 있었다. 이 사람에게 죄를 지은 것처럼 마음이 아팠다. 마르코는 장을 보면서 괜찮다고. 네 탓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 손수건 빨아서 드릴게요. 그리고 생수 산 돈이랑 해서 드릴게요. 죄송합니다.”
“아, 네. 생수 값은 안 줘도 괜찮아요. 그냥 손수건만 빨아서 줘도 돼요.”
“네. 알겠습니다. 번호 좀….”
마르코는 핸드폰을 장에게 주었다. 장은 번호를 치며 전화를 걸었다. 제 전화번호에요.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고개를 숙이고, 핸드폰을 보면서 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처음에는 시간을 확인했으며 다음으로는 버스 시간을 확인했다. 아까 그를 무시하고 버스 타고 학원에 가야 했는데 가지 못해 지금이라도 가서 수업을 들어야겠다고 생각해 뛰어갔다. 장은 밥 먹을 새도 없이 학원으로 향해 수업을 듣고, 쉬는 시간도 짧아 뭘 먹지를 못했다. 그렇게 밤이 되어 집으로 들어왔다. 녹초가 되어 바로 자고 싶지만, 핸드폰 켜 그의 카톡 프로필을 보았다. 보기엔 직장을 다니고 있는 것 같았기에.
“마르코는 언제나 한결같네.”
자신도 모르게 그런 말이 나왔으며 손수건을 보았다. 익숙한 손수건. 어디서 봤는지. 장은 모르겠지만, 너무나 익숙했다. 나는 이 사람은 어떻게 알고 있으며 한결같다고 말하는지 전혀 모르겠다. 그 손수건도. 장은 손수건 생각을 하다 카톡을 먼저 보냈다.
[안녕하세요. 아까 그 학생입니다. 혹시 언제 시간 괜찮으신가요?]
[아, 편하실 대로 주시면 됩니다! 이번 주 토요일 어떠신가요?]
[저는 괜찮아요. 그럼 이번 주 토요일에 가져다드리겠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D]
장은 내일 금요일이니. 내일 학원까지 다녀오고, 손빨래하고 가면 되지 않을까. 장은 일단 손수건을 꺼내놓고, 손수건 냄새를 맡아보았다. 그리운 냄새. 이 냄새 많이 맡아봤으며 잊고 지낸 냄새. 장은 눈물을 흘리며 한결같네. 마르코는. 이 말만 하고 옷소매로 눈물을 닦고, 내일 학교 갈 준비를 끝내고, 잘 준비를 끝내놓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렇게 평범한 일상이 끝나고, 집으로 뛰어가 손수건을 가지고 화장실로 들어가 빨래를 하고, 물기를 빼고, 건조대에 널었다.
[언제 만나실 건가요?]
[일이 있어서 내일 1시에 만나죠. 2번 출구 앞에서.]
[네!]
장은 창문을 보며 마르코를 볼 수 있음에 설레고 기뻤다. 왜인지 자신도 몰랐다. 자기 취향도 아니고, 남자라는 성별이 있으니. 장은 성별을 초월한 사랑도 존중하니. 상관없었지만. 장은 그거랑 다르다고 생각하면서 내일 만남이 기다려졌다.
다음 날, 장은 일어나 씻고, 옷을 갈아입고, 나가기 전 손수건을 챙겨 마르코가 말한 곳으로 향했다. 마르코는 그 자리에 서 있으며 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장은 인사를 하며 손수건을 돌려주었다. 인사하고 떠나는 순간 마르코는 장을 잡았다.
“바쁘신가요?”
장은 그런 모습에 부정의 대답하며 마르코를 따라다니며 식사도 하면서 마르코와 여기저기를 다니며 기분이 한결 나아지기를. 그렇게 놀다가 잠시 벤치에 앉아 쉬고 있다 미아를 찾아주었다. 마르코는 원래 바쁘다며 찾아주지 않았지만, 장은 바빠도 찾아주는 사람이라 마르코는 어쩔 수 없이 같이 찾아주었다. 미아를 찾아주고, 장을 바래다주는 길에 마르코는 잠시 멈춰 섰어. 장은 걷다가 마르코가 안 보이니 뒤로 돌아 마르코를 쳐다보았다.
“장은 언제나 약한 사람을 생각하고 있네.”
장은 그런 소리를 들으니 눈물이 터져 나오면서 마르코를 쳐다보고 있었다. 마르코는 장에게 가서 안고 머리를 쓰다듬었다.
“미안해. 먼저 떠나서. 갑자기 떠나서. 괴로웠을 텐데.”
“…아니야. 아니야. 네 잘못 아니야. 마르코. 다시 내 곁에 와줘서 고마워.”
장은 마르코의 품에 안기며 눈물을 삼키며 마르코의 온기와 심박수를 느꼈다. 그제야 어떤 관계인지 알게 되었다. 다시 새로운 세계에서 태어나 살아가면서 마르코가 살아서 자신을 만났다. 그렇게 보고 싶어 했으며 그렇게 자신을 알게 해준 마르코가 떠나고 마르코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다른 사람들은 마르코처럼 누구의 뼈인지 모르게 될 일이 없게. 자신이 원했던 헌병단을 포기하고 조사병단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동료와 선배들과 후배들의 죽음을 보면서 수도 없는 사람을 죽였었다. 마르코가 떠난 장은 저번에 선생님 말씀을 곱씹으며 마르코를 끌어안았다. 운명적인 만남이란. 좋았다. 다음 생에도, 그다음 생에도. 만났으면 좋겠다고